삼도봉三道峰에서 東山
삼도봉三道峰.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上村面) 물한리(勿閑里),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雪川面) 대불리(大佛里),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釜項面) 해인리(海印里)의 경계에 있는 민주지산岷周之山의 봉우리며높이는 1,176m이다.
충청·전라·경상의 삼도(三道)와 접接한다 하여 삼도봉三道峰이라 부른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雪도 많은 것 같다.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으로 들어서자 길은 빙판길이다.
한적閑寂한 산골이라 제설작업除雪作業이 전혀 되지 않았고 추위와 빙판길에도 오일장五日場이 들어서는 것을 보니
삶의 현장現場은 어느 곳이나 살아 있는가 보다.
물한계곡을 들어선다.
만설滿雪이다.
사뭇 눈이 쌓인 계곡은 맑은 햇살이 눈에 이르러 눈바람이 된다.
산길은 능청 능청 나뭇가지를 드리운 나무가 하얀 눈과 더불어 기이한 느낌을 준다. 산객山客들의 눈
위를 걷는 소리에 민주지산岷周之山은 거대巨大한 몸을 일으키고 우리 일행一行을 가슴에 품기 바쁘다.
산山은 사람을 차별差別하지 않는다. 오르는 사람마다 그 삶의 대가代價를 베풀고 산은 사람에게 진솔眞率한
마음을 전한다. 가파른 산길을 내어준 삼도봉三道峰은 근엄謹嚴하기 이를 데가 없고 아무도 얼른
접근接近하지 못하도록 눈雪을 많이 깔아 놓은 것 같다.
삼도봉三道峰 0.9km 전방의 고갯마루에 운동기구運動器具가 눈雪 속에 있는 것이 이채異彩롭다.
여기서 정상頂上까지는 조금 가파르고 적설량積雪量이 많아 오르기에 어려운 길이다. 여기서 미끄러지면
산밑까지 굴러갈 정도程度로 가파르므로 조심操心해야 하지만 주변周邊의 잡복雜木이 천륜天倫의 한 자락이
걸려 있는 듯 아름다운 묘기妙技를 연출演出하고 있다.
삼도봉三道峰으로 들어선다.
멀리 아련하게 보이는 설국雪國의 산山이 서로 이어져 눈雪과 산정山亭이 천심天心으로 아우른 거대巨大한
백두대간白頭大幹이 일一자로 늘어 서 있다. 무슨 말로 표현表現할 수 있을까. 그냥 산山은 한유閑裕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정상頂上이지만 바람은 잔잔하고 기온氣溫은 엄청나게 내려가 손가락이 시려 젓가락질
하기에도 불편不便하다. 따뜻한 물水 한잔으로 굳은 몸을 달래본다.
하산下山하면서 다른 산객山客과 서로 길을 비켜가기 위해 눈밭으로 들어서니 허벅지 까지 쌓인 눈이다.
잠깐만 서 있어도 아이젠이 눈과 쩍쩍 얼어붙는다. 가까이 보이는 석기봉石奇峰은 아쉽지만 가지 못하고
삼도봉三道峰과 석기봉石奇峰 사이에 있는 고갯마루에서 하산했다. 적설량積雪量이 너무 많아 아이젠을
착용着用해도 별 소용所用이 없다. 그냥 미끄러져 내려오는 게 더 편하고 가파르므로 발을 옮긴다는 것은
몸의 중심中心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룡사黃龍寺에 도착到着하니 마당에는 하얀 눈雪만 아직도 정리整理되지 않은 채 먼지만 덮고 있다.
대웅전大雄殿의 기와지붕 위에 합환合歡과 법열法悅이 가지런하다.
눈雪이 가득한 물한계곡에 가만가만 산객山客들의 숨결이 잦아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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